만약에 이 글을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분명 얼굴이나 몸에 멍울이 잡히고 심하면 통증도 느껴지기 때문에 그러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일단 근처에 피지낭종이나 표피낭종에 대한 수술이 가능한 병/의원이 있으신지 알아보고 반드시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 염증이 줄어들어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 안에서 피지 주머니가 터져 버리면 너무 괴롭다
- 수술이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
때문입니다...
이번에 괜히 방치해 놨다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경험을 공유드리며,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작성합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8년 전쯤에 귓바퀴 뒷 쪽에 피지낭종이 생겨서 제거한 적이 있고, 이번에는 귀 옆에 큼지막한 멍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도 같은 위치에 멍울이 올라오면서 염증이 생긴 적은 있었지만, 항생제를 먹고 조심하면 다시 가라앉았기에 방치해 두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고 연고를 바르면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멍울이나 염증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터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관리하다 보니 빨갛게 부풀어 오른 부분의 피부가 탄력을 잃어버리고 흐물흐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눌러지거나 하는 경우에만 통증이 있던 부위가, 단순히 고개를 돌리는 경우에도 통증이 발생하면서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직감했습니다.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증상일 때 근처 피부과에서는 본인들 의원에서는 관련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외과나 성형외과로 가라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는 쁘띠 (?) 성형만 한다는 말과 함께 문전박대당한 적이 있어서 저는 바로 종합병원의 성형외과로 진료 예약을 잡았습니다.
다행히 바로 다음 날 첫 번째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곧바로 수술을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상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안에 있던 피지 주머니가 터져서 저 안에 피지와 피고름이 섞여서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 저 부위의 일부를 절개하고 안에 있는 피지가 섞인 피고름을 충분히 빼내야 한다.
- 피지 주머니가 터졌으니 터진 주머니들도 닦아내야 한다 (이게 중요)
곧바로 부분 마취를 하고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중간중간에 의사 선생님이 사태의 심각성 (?)을 알려주시기 위해 피고름을 닦아낸 거즈를 보여주셨는데, 진짜 저 조그만 곳에 피고름이 그렇게 많이 들어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대기 시간을 제외하면, 진단부터 수술까지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여하튼 수술을 끝내고 나서 절개한 부위를 막지는 꿰매지는 않았고, 피고름을 충분히 빼주기 위해서 절개 부위 안에 거즈 심지 (?)를 넣어둔 채로 연구실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병원을 찾아 의사 선생님께서 상태를 점검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사태의 심각성 (?)을 보여주시기 위해 당시 수술하던 부위의 사진을 보여주셨고, 거즈로 봤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피고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진료에는 대기 시간을 제외하면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심지를 빼낸 후 아직 더 짜내야 한다고 절개 부위를 짜내셨는데,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빨갛게 부풀어 오른 여드름을 꼬집는 (?) 그 정도의 고통이었습니다.
이후에 상처 부위를 살펴보니 쌀알 반톨만한 구멍이 뚫려있었습니다.
사실 고통을 생각하면 한 1 cm는 절개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큐티했습니다..ㅋㅋㅋㅋ
진료 이후 창상 피복제를 잘 발라준다면 샤워를 해도 된다고 안내를 받아 샤워하고 사진 찍어보니 반나절만에 절개한 부분이 많이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좋아지는 상처부위를 보며 작게 구멍을 뚫어주신 성형외과 선생님과 아직은 쓸만한 30대의 육체에 감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번에 제가 가장 후회하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왜 나는 고름 주머니가 작을 때 병원에 가지 않았을까?
- 왜 나는 고름 주머니가 터지게 했을까 (아파서 건들지도 못했기에 어떤 물리적 충격에 터진 지는 모르겠습니다)?
- 왜 나는 고름 주머니가 터지고 나서야 병원에 갔을까?
고름 주머니가 작을 때 갔다면 피부에 아주 작은 구멍만 뚫고 수술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고름 주머니가 터지지 않았다면 수술도 훨씬 깔끔하고, 무엇보다 재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마음도 훨씬 편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수술도 아주 빠르고 간단하게 끝나는 것이었기에 대체 무슨 생각으로 병원을 가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자연 치유될 수도 있다, 건들지 않으면 다시 작아진다, 병원 가기 귀찮다.... 이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태가 심각해지고 나서야 간 것 같습니다.
만약 자신의 피부에 피지/표피 낭종이 의심되신다면 미루지 말고 네이버 지도를 켜서 주변에 있는 외과/성형외과 병/의원에 전화하셔서 진료 예약부터 잡으세요.
자연스럽게 작아지겠지라고 희망의 끈을 붙잡고 노심초사하며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수고와 노력보다, 병원에서 그 걱정을 의사 선생님께 맡겨버리는 게 시간, 돈, 고통 측면에서 훨씬 이득입니다.
ChatGPT 형님과 함께한 이 포스트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글쓴이는 피부에 피지낭종/표피낭종이 생겨 고통을 겪었으며,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병원에서 진료받을 것을 권장함.
- 피지 주머니가 터지면 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고, 염증이 줄어들어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며, 수술은 간단하게 진행될 수 있음.
- 과거에 비슷한 증상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수술을 받게 됨.
- 수술은 부분 마취하에 빠르게 진행되었고, 피고름을 제거한 후 상태가 크게 호전됨.
- 자신의 경험을 통해, 증상이 경미할 때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 것을 당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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