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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el/영화 되새김

레디 플레이어 원 (2018): 메타버스의 비극을 어떻게 막을까

by 승공돌이 2021. 5. 30.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레디 플레이어 원》(영어: Ready Player One)은 2018년 개봉한 미국의 SF 모험 영화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연출작으로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소설을 영화

ko.wikipedia.org

A와 대화하면 대화의 주제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경영, 경제, 공학, 그리고 연예계 가십거리까지 정말 많은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게 된다.

오늘의 주제는 경제였다. 바로 메타버스가 대세가 되어가는 현재,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그러다가 A가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가 메타버스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고 알려주었고, 오늘 밤에 함께 보자고 제안하였다.

나는 당연히 콜 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계관

2045년, 지구는 오아시스라는 가상 세계에 열광하고 있다. 현실이 시궁창일지라도, VR 장비만 키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아바타를 가지고 오아시스에서 활동한다. 오아시스, 그곳은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곳으로 사람들은 어디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오아시스에서는 현실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아바타로서 또 다른 자아를 가질 수 있고, 아바타라는 제2의 자아 간의 대화에 사람들은 너무 익숙하다.

주인공 웨이드 오웬 와츠는 현실에서는 가난한 이모 집에서 얹혀사는 백수..이지만, 오아시스에서는 꽤나 잘나가는 아바타이다.

제이드와 그의 캐릭터

 

웨이드는 오아시스의 개발자 할리데이가 내준 이스터 에그를 푸는 문제에 도전 중이다.

할리데이는 죽으면서 자신이 오아시스 세계에 3 개의 이스터 에그를 숨겨두었고, 그것을 푸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전부를 주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렇게 웨이드는 그의 친구들과 함께 이스터 에그를 찾기 위해 나서고, 조직적으로 이스터 에그를 풀려고 하는 I.O.I 회사는 그를 방해한다.

오아시스와 메타버스

2021년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현실의 확장판에 속한다(고 본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나 동료를 만나기 위해서 인터넷 세계 어딘가에서 만난다거나, 입체적으로 촬영된 BTS의 공연을 집에서 3D로 실제처럼 본다. 즉 현실의 세계를 다른 세계로 copy & paste 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한 느낌이다.

어찌 보면 산업계에서 사용되는 Digital Twin이나 CPS와 흡사한 개념이 현실로 확장되어 가는 느낌이다.

그에 비에서 오아시스의 세계는 현실과는 아주 다른 세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생각 속의 메타버스와 차이가 있다.

오아시스의 아바타와 현실의 나는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의 세상과 관계없이 오아시스에서는 살아갈 수 있다.

현실의 친구와 오아시스의 친구는 분리되어 있고, 심지어는 오아시스에서는 "진짜 이름"을 쓰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도 있다.

 

 

웨이드는 현실 이름 말했다가 혼났다, 으이구 우리 찐다 웨이드 ㅠㅠ

즉, 현실의 확장이라는 개념보다는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라는 것이 오아시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개념보다는 스팀에서 유통하는 VR Chat의 새로운 세계가 오아시스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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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영화에서 계속 오아시스가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리니지 M과 같은 게임 세상이 오히려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영화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다루자고 했는가

결국 주인공은 어려운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오아시스가 I.O.I에게 넘어가는 것을 저지한다.

마지막 문제를 풀자 그곳에는 할리데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할리데이는 그에게 자신이 왜 오아시스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오아시스의 개발자였지만 외로운 인생을 살면서 느낀 것을 담담하게 그에게 말해준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진짜 인생은 현실에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할리데이가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지만, 이 사실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할리데이가 냈던 두 번째 이스터 에그를 푸는 과정의 힌트는 오아시스 때문에 그의 유일한, 그리고 진정한 친구 오그를 잃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화는 오아시스라는 세계가 아무리 행복을 가져다 주더라도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막을 내린다.

즉, 현실과 오아시스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현실의 확장이라면?

궤를 달리하여, 우리가 마주하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동떨어진 독립된 세계가 아닌 현실의 확장에 가깝다. 멀리 있어서 만나기 힘든 친구를 만나기 쉽게 해주고, 화상 회의에 실존감을 준다. 페이스북에서 계획 중인 가상 세계 '호라이즌'도 페이스북을 메타버스에 확장한 개념에 해당할 것이다.

그곳에서는 과연 현실보다 가상 세계를 더 중요시하는 문제가 발생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말이 메타버스이지 그곳은 현실의 확장이기 때문이다. 즉 그곳에서 충실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의 나도 충실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과연 메타버스가 현실의 확장의 개념으로 남아있을 것인가이다. 즉, 오아시스와 같이 현실과 전혀 무관한 가상의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이다. 나는 메타버스를 계획하는 모든 기업이 그 점을 향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그런 마케팅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회사가 많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예를 들면, 리니지가 있다. 리니지에서는 강자가 엄청난 권위를 가진다. 그러나 그 권위는 현실 세계에서의 권위와는 무관하다. 현실에서 더 뛰어나다고 리니지에서 칭송받지 않는다. (물론 현질을 많이 해야 게임에서 강해지지만.. 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리니지의 아바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현실 세계의 자신을 파괴하곤 한다. 빚을 내어 아이템을 산다거나, 생업을 던지면서까지 게임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규모의 차이일 뿐, 이런 문제는 메이플스토리에도, 쿠키런에도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현실보다 가상 세계의 아바타를 중시하는 사람들로 생기는 문제가 이미,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아직 이를 해결할 뾰족한 수는 없는 형편이다. 이것을 반드시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화에서는 이를 "화요일 목요일에는 오아시스 접속 금지"라는 간단한 해결책을 내놓았으나, 아마 우리 세계에서는 더 세심하고 조심스러운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아직은 답을 모르겠다.

(그 돈이면 메탈기어 솔리드 합시다)

혼자 한 생각..

할리데이는 죽었지만, 위의 이미지에서 할리데이는 자신이 아바타가 아니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할리데이가 죽기 전에 자신의 의식을 데이터 화해서 오아시스에 삽입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은 모두 전기 신호로 표현되는 것 아닌가. 아마 2045년의 기술이라면 뇌에 있는 모든 기억, 감정을 전기 신호로 변경해서 데이터로 저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과 망각, 그리고 기억의 중요도에 따른 해상도의 최적화를 통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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