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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H정전/아주 짧은 생각

둔감한 것도 죄가 될 수 있다

by 승공돌이 2024. 11. 24.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랑 함께 식사 장소를 정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다. 이 식당은 뭐가 부족하다, 저 식당은 밑반찬이 별로다, 저 식당은 그냥 메인이 별로다.. 등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결국 나는 제안을 포기하고, '당신이 정한다면 당신이 정하는 곳으로 군말 없이 가겠다'와 같은 형태로 따라간다. 이런 경우는 그냥 둔감한 사람이 예민한 사림의 판단을 따라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이다.

그런데 만약에 청결에 둔감한 사람이 청결에 예민한 사람과 함께 방을 쓰게 된다면 어떨까.  아마 높은 확률로 청결에 예민한 사람이 청결에 둔감한 사람에게 잔소리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둔감한 사람이 그 잔소리를 받아들인다면 함께 청소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고작 이런거 가지고 뭘 그렇게 깐깐하게 구냐'며 갈등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는 청결에 예민한 사람이 청결에 대한 모든 과업을 떠안게 되는 참사가 발생하게 된다.

예전에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라던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와 같이 갈등의 상황에서 불만을 가진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단체 생활에 있어서 상식을 벗어나는 둔감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둔감함도 죄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나도 어느 부분에 있어서 둔감함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 잔소리를 들으면 잔소리로 스트레스를 받고 끝내는 게 아니라 내가 상식의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것인지 생각하곤 한다. 물론 나는 내 편이기 때문에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화만 나는 경우도 있다 ㅋㅋ 그래도 가끔은 내 잘못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좋은 삶의 태도인 것 같다.

챗 지피티가 그린 예민한 사람 vs 둔감한 사람. 누가 예민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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