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입학하자마자 느낀 점은 학부생은 돈을 내고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고, 대학원생은 돈을 받고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다. 돈을 받는다는 것은 곧 돈을 벌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부분은 연구 과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연구 과제는 납기가 존재하고, 납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계획을 잘 짜고 이것을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낮은 연차에 PM 을 맡게 된 나는 일정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움의 요체는
-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
- 앞으로 수행해야 할 과업이 너무 많다
- 지금까지 무엇을 수행했는지 헷갈린다
- (게다가 수업까지 들어야 한다)
- 처음에 계획한 것들이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다
- 새로운 일이 추가된다
- 기존의 일정 계획이 변경된다
- 내가... 어디에 시간을 썼더라..
- 어디에 얼만큼의 시간을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 자꾸 시간이 비는데.... 누가 범인인지 모르겠다
애초에 부지런하게 플래너를 작성하고, 수정사항을 반영해서 고치고, 계획대로 착실하게 살았다면 이런 툴의 사용도 필요 없겠지만 몸과 정신이 그렇지 못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문물의 이기를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Microsoft TODO (분터리스트), 구글 todo, Trello, 열품타, 포레스트 등 다양한 툴을 거쳐오며 지금은 슬슬 정착을 한 것 같다..
내가 사용하는 조합은 Todoist, Google Calendar, Toggl 의 조합이며,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에게 권장한다
- 무료여야 한다
- 일정의 추가, 변경, 삭제가 용이해야 한다
- 스마트폰, PC (web) 환경 모두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 각 잡고 일일, 주간 반성을 하고 싶다.
* 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세 앱 모두 iOS 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세 서비스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능을 제시하는지를 요약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Todoist - 문장으로 입력하면 끝나는 일정 추가, 수정
고민할 시간에 Google 계정으로 가입하자구!
Todoist를 얼핏 보면 다른 Todo 관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자연어를 입력하면 그것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일정을 추가/수정해주는 기능이 있다. (프로젝트 추가라던가 이런 부분은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연구 업무와 관련하여 2022년 6월 30일 오후 2시까지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일을 정확하게 일정에 추가하고 싶다고 하자. Todoist에서는 "2022년 6월 30일 오후 2시 #연구 업무 보고서 제출"을 입력하면 알아서 "2022년 6월 30일 오후 2시"에 "연구 업무" 프로젝트에 "보고서 제출"이라는 작업을 하나 추가해준다.
그리고 가장 편리한 기능은 기존에 있는 작업의 일정을 조정하는데 몹시 편하다. 추가되어 있는 작업을 누르고 자연어로 15시 (혹은 오후 3시)를 입력하면 알아서 시간을 인지하고, 저장을 누르면 바뀐 일정으로 저장된다.
이거뿐 아니라, "매토요일" 와 같이 루틴 한 작업이라던가, 작업의 우선순위도 한 큐에 입력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내가 쓰는 기능들이 아니라.. 스킵..
Google Calendar는 갑자기 왜?
Todoist는 프로젝트 별로 일정을 관리하거나, 일정을 생성, 조정하는 것이 매우 편하지만 캘린더 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차곡차곡 일정이 쌓이긴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 어려움이 없다는 거지. 그래서 Todoist-Google Calendar 통합 (integration)을 통해 Todoist의 작업들을 캘린더 형태로 볼 필요가 있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 (https://todoist.com/app/settings/integrations)에서 구글 캘린더를 추가하고, 어떤 프로젝트를 캘린더에서 볼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설정하면 된다. 본 포스트에서는 결과물만 보여주자면, 연구 업무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캘린더에 정확하게 작업이 추가되어 있다. (다른 프로젝트에 넣었다면 색깔도 달랐겠지?)
여기서 구글 캘린더에서 저 작업에 대한 일정을 바꾸어도 Todoist, 구글 캘린더 모두에 변경 사항이 저장된다. 구글 캘린더의 개꿀 기능 중에 하나가, 저렇게 생긴 작업 상자를 드래그 앤 드롭하거나, 테두리를 클릭해서 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인데. 예컨대, 내가 작업 상자를 드래그 앤 드롭해서 시간을 아래 그림처럼 바꾸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놀랍게도 Todoist에서도 일정이 바뀌어 있다. (사실 당연한 거임..)
이 외에도 구글 캘린더에서 Todoist와 연동된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면 자동으로 Todoist에 작업이 생성되기도 한다.
Toggl - 과거를 반성해보자..
Toggl 은 시간 추적을 제공하는 어플인데, google calndar와의 연동을 통해 (내가 계획한 하루) vs. (실제로 내가 보낸 하루)를 비교하면서 반성하고, 프로젝트 별로 정리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용하게 된 서비스이다. 자세한 사용법은 공홈을 참고하시고...!
열품타나 포레스트와의 차별되는 점은
- 쓸데없는 앱 사용 차단 기능이 없다
본인은 삼성 갤럭시 초고수로 이미 스마트폰의 집중 모드 기능으로 앱 차단을 하는데, 굳이 다른 어플에서 내 앱 사용 기록을 볼 필요가 없다. 나는 시간 기록 만이 필요하다..
- 앱, 웹 동시에 사용 가능한 클라우드 환경
우선, 클라우드 환경은 내가 웹이든, 앱이든 어디서 작업의 시간 기록을 시작해도, 어디서든 작업 중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래 그림은 순서대로, 웹 환경에서의 시간 기록과 스마트폰 환경에서의 시간 기록을 보여준다. 사실 스마트폰 위주로 쓰긴 하는데,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좋다. 지금 이 글을 1시간 넘게 쓰고 있다니, 나는 정말 이타적인 사람 같다. (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이 조합을 꼭 썼으면 좋겠다.)
- 계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반성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구글 캘린더, Todoist로 작업에 대한 계획이 구글 캘린더에 있고, Toggl의 통합 (integration)으로 구글 캘린더를 추가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에 daily view로 나의 하루를 비교해본다.
왼쪽이 내가 기록한 하루고, 오른쪽이 내가 Todoist, 구글 캘린더로 계획했던 하루다. 굳이 반성하자면, 실험/방법의 리포팅이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더 늦게 끝났고, 그래서 실험 계획에 시간이 덜 할당되었다. 저기 운동해 놓은 기록 밑에 4시간 정도 더 실험 계획을 했다고 되어 있었다.
차별되는 점은 아니지만 하루에 대한 리포트도 해준다. 저 날의 Daily report를 보면 아래와 같다.
변명을 하자면, 저거 고등학생들이 측정하는 순공 시간이랑 비슷한 개념이다. 화장실 가고, 밥 먹고 이런 시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저 작업을 위해 할당한 시간을 의미한다. 양심껏 중간에 졸은 시간은 시간 기록에서 빼면서 기록하였다. (기록 수정 방법은 천천히 익혀보시길)
이제 시작해 볼까?
원래 자기 관리 잘하는 사람은 Todoist + 구글 캘린더 정도만 조합해서 써도 충분하다. 그러나 나는 해이해진 내 정신 상태에게 매일 긴장감을 주기 위해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있다. 확실히 "오늘 고작 이 정도밖에 못했단 말인가?" 하면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전국의 모든 대학원생들이 내가 사용하는 조합을 사용해서 일정을 완벽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서비스로 일정을 관리하는 것보다 일정을 관리하고 반성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좋은 툴이 있어도 내가 안 쓰면 썩고 고일뿐이다. 내가 사용하는 툴 조합은 일정 관리/반성을 위해서 필요한 임계값 (즉 프로그램을 켜거나, 일정을 등록하는데 드는 시간, 작업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 비서처럼 관리해주지는 않는다. 나도 지금은 열심히 쓴다고 이렇게 블로그에 올렸지만 어쩌면 일주일 뒤에는 앱 사용 기록이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시간 관리의 주체는 자신이다. 그래도 임계값이 낮으면 확실히 더 잘하게 되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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