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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H정전/아주 짧은 생각

"나는 필요한 사람만 만나" 라는 말을 듣고..

by 승공돌이 2023. 9. 12.

오랜만에 만난, 그러나 꽤나 오랫동안 닿지 못했던, 사람과의 대화에서 "나는 나에게 필요한 사람만 만나"라는 말을 들었다. 마치 뇌 속에 전기 신호를 쏘는 것처럼 불쾌한 감정이 일어나고 지난날 우리의 관계가 왜 오랫동안 닿지 못했지 상기되었다. 그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인간관계를 손쉽게 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에 환멸을 느껴 그를 멀리하고 있었음을 상기하였다.

 

그는 관계에는 반드시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친구라는 관계조차 즐거움이라는 필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분석하는 모습에, 그리고 설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친구'라는 관계로 규정한 나의 면전에 그런 말을 꺼내는 모습에 깊은 실망을 하였다. 나는 무엇에 실망하고 무엇에 환멸을 느꼈을까.

 

자리가 끝날 무렵 다음 만남은 필요가 없더라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요라는 단어를 쓰다보니 문득 필요의 사전적 정의가 궁금해졌다. 필요는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을 뜻한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어떤 것을 "요구"되고 있었을까. 무언가 요구되고 있었다는 것이 불쾌했던 것 같다.

 

나는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없어도  만날 수 있는 인간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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